
0.
한참 전부터 봉사가 하고 싶었다.
근데 뜬금없이 봉사 간다 말하기가 낯간지러워서
코스피가 고점이 어쩌고 너스레를 떨어놓긴 했다.
학교나 회사에서 단체로 보내주는 것 말고는
자발적으로 봉사같은 것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가급적이면 가깝고, 빡세고, 사람 안 마주치고, 소통이 딱히 필요없는
그런 봉사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검색하다가 찾은 것이

요건데, 노숙자 쉼터를 짓는 사람들을 보조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페인트, 타일 보조, 자재운반 8시간이면 딱 재밌고 보람찰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간 날이 하필 노숙자 대상 무료 급식행사
뭐 이런거 하는 날이여가지고
가까운가(O), 빡센가(△), 사람 안 마주치는가(X), 소통이 딱히 필요없는가(X)
내 기준 맛없는 일을 하게 되긴 했지만,
갔으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이기에..
1.
본 포스팅의 목적인 후기로 빠르게 넘어가자면,
난 사람을 별로 안좋아한다.
석달 간 칩거하는 대신 1억 받기 vs 그냥 살기
이런게 실존했다면 지금쯤 억만장자일텐데..
사람을 별로 안좋아하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약자 멸시가 만연한 요즘인데, 이걸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선한 마음은 여유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생존을 걱정해야 할 레벨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의 언행이
그보다 여유로운 사람들에겐 불편할 수밖에 없다.
나 또한 예측 불가능하고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이 싫다.
그리고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는 건 좋아한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떤 끔찍한 인과가 죄없는 선인을 난데없이 조져놓거나
엉뚱한 악인을 백만장자로 만들어 놓겠으나,
어쨌든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행복한 사회일수록 볕이 들 기회가 많다.
2.
이날의 짧은 봉사가 그것을 위한 것은 아니긴 하다.
구태여 알량한 시간과 노동력이나마 제공하면서
그 불편한 접점으로 나갔던 것은,
일단 절대로 순수한 선의는 아니었다.
기차역이나 1호선에서 흔히 마주치는 노숙자나 부랑자들이
한 곳에 모여있으면,
그 반나절 가량의 짧은 시간동안 온갖 사건들이 일어난다.
- 행사장 천막에 자리잡고 마이크로 포교 연설을 하며 오히려 봉사자들에게 방해하지 말라고 욕을 퍼붓는 종교인
- 허리가 불편한 노인에게 자리를 안내해줬더니, 의자와 자리를 뺏겼다고 진심으로 화내고 욕하는 사람들
- 봉사자들 마시라고 나눠준 물을 본인은 왜 안주냐고 온갖 저주를 퍼붓는 사람
- 멀리 떨어진 쉼터에서 기어서(리터럴리..) 천막 인근까지 와서 나는 아무도 안도와줘! 라고 우는 사람
오히려 진짜 선의로 나온 사람들은 학을 뗄거다..
내 일상적인 경험범위 밖의 이들을 관찰하면서, 폭넓은 이해를 하고 싶었다.
상식 밖의 언행을 마주하고서는
그럴 수 있지~ 너스레를 떨 수 있게 되고 싶다기보다는
적어도 이것은 인식범위 내이다! 라는 안심같은 것..
이런 경험치가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들거라 생각한다.
고약한 에고로부터 한발 떨어져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줄 것이다.
서울역 흡연구역에서 담배 한대를 피우고 있으면
난데없이 와서 나 담배 하나만 주시오 라는 낯선 노인에게,
난 여전히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라고 말은 하겠지만..
적어도 경멸어린 눈빛으로 쏘아붙이거나 내 기분이 나빠지지는 않을 거다.
3.
난 용서가 빠른 편이다.
그럴 만한 사정이 분명히 있다.
이번 계기로 증오와 혐오가 별게 없다는 것을 더욱 느꼈다.
노숙자들이 일순간 품은 증오감과
내가 살면서 느낀 증오감이라는게
맥락이 다를 뿐이지 결국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별게 아닌 건 매한가지다.
고약한 감정과 보통의 인과가 점도가 다를 뿐이지
결국엔 흘러가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약간의 아이디어 차이, 솔직함, 명분만 있으면
불필요한 갈등 없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4.
맛없는 주제로 버무린 개똥철학무침을 여기까지 읽었다는 것은
정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좀더 영양가있는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내가 그렇게 사라고 사라고 할땐 절대로 안사더니
코스피 애호가인 나조차 슬슬 위험하다고 느낀 구간에서 매수한 자들
MTS의 기본 기능도 잘 모르는데 일단 FOMO와 소외감을 느끼는 자들
요컨대 초보자를 위한 간단한 가이드이다.
고수들은 이런 걸 읽어봐야 시간낭비이기 때문에 재미로만 읽는 것을 권한다.
운이 많이 따라줘서 석달 간 코딱지만한 시드로
코스피에서 연봉이 넘는 수익을 벌게 됐는데,
그것에 도움이 된 ①개념, ②도구, ③철칙 순으로 설명할 것이다.
나도 아직 초보자라 만능 뚝딱 어쩌고 방망이를 줄 수는 없긴 한데,
지능에 자신이 있다면 내가 수년 간 삽질을 하며 쌓은 경험치를 금방 흡수하게 될 것이다.
①주식으로 돈 벌기
경제학 학위를 얻고싶은 게 아니라
주식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경제공부는 그만두는 것을 추천한다.
전문가 수준의 매크로 인사이트를 여의도 밖에서 얻는 것은 불가능하거니와,
학문, 기업분석의 영역과 실전매매의 영역은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애초에 조사 과정에서 정보의 질을 판단할 수 있으려면,
실제로 고약한 주식 장에서 오랫동안 돈을 벌어보고 잃어봐야 한다.
그럼 원숭이 다트 던지듯 매수를 갈겨야 하나요?
물론 아닙니다.
각설하고 필요한 개념만 설명 시작하겠다.
★ ★ 대한민국은 제조업 중심 국가이다. 바이오/정치/엔터/게임주 투자는 도박이다.
- 주가는 개인, 기관, 외국인의 투자 심리 점수이다. 이 가격이면 사고싶어. 팔고싶어.
그런 상대성 때문에 주가는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높으며, 기업가치와 주가가 정확한 타이밍에 비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모두가 현물로 거래하지는 않기 때문에, 금융거래시스템에 따라 주가는 단숨에 처박을수도 떡상할수도 있다.
갑자기 처박는다고 해서 던지거나 불행을 비관하지 말고 일단 진정해야 한다.
- 외국인이 원래 코스피를 거래하려면 졸라 복잡했지만, 26년 5월 1일자로 편해졌다.
그래서 하루만에 코스피가 최고점을 찍은거고, 며칠 만에 수익 실현으로 처박은거다.
앞으로 변동성은 아주 높아질 거다.
- 매수와 매도 판단은 최소 종가 인근이나 가급적이면 D+1이 좋고, 부분 매수/매도가 대부분 상황에서 유효하다.
★ 기관과 외국인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들은 매일 거래해야 하고 평단은 아주 낮을 것이다.
수급은 정말로 중요한 지표지만, 5~10일의 수급 변화만으로 주가의 적정가치를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 코스피가 오른 것은 주도 기업의 퍼포먼스 및 싸이클+상법개정+밸류업에 더해 외국자본으로부터의 재평가라는
겹겹겹호재로 인해 저평가되던 주도주들의 상승 병목이 해소됐기 때문이고,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 ★ ★ 그놈의 공매도, 신한, 모건, 특히 실체가 없는 주포 탓좀 그만해라. 얘넨 딱히 잘못 없고, 잘못이 있으면 금감원이 조질거고,
대부분은 걍 시장참여자다. 열번 이상 한 적 있거나 앞으로 하게되는 순간이 온다면 절망적으로 재능이 없는 것이니 주식 접으셈
초보라면 십중팔구 이해를 못했을텐데,
투자하다가 되새겨보면 꽤 많은 상황에서 심신의 안정을 줄 것이다.
말 그대로 개념이기 때문에, 마음속에만 담아두자. 진자중요함.
②그래서 뭘 사야 하나요?
난 분명히 올해 초부터 쓸데없는거 말고 삼전하닉현차미래에셋 풀매수 하라고
주변에 거의 빌다시피 했는데, 슬프게도 제때 산 사람은 딱 두명밖에 없다..
아직 안샀다면 지금은 비추천한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분석하고 들어가서 목표주가까지 인내하는 것은
초보자에겐 불가능한 영역이라 패스하고,
대신, 코스피 하락장 당시 내 멘징을 도와준 간단한 종목 고르는 방법들 중 딱 하나만 소개하고자 한다.
2009년 월가에 땅울림이 일어났을 때 그나마 유효했던 방법이라고 하고, 나도 도움이 많이 됐다.
이건 주식을 1도 모르겠지만 뭐라도 사보고자 할 때 유용하고,
절대적인 방법은 아니니까 이걸로 수익을 얻더라도 맹신해선 안 된다.
그리고 강조표시 한 곳을 정말로 제대로 이해했을 때만 시작한다.
- 일단 MTS거나 HTS거나 상관없이, 차트에 200일 추세선 표시를 한다.
- 주가가 200일선 밑에 있다가 돌파 후 잘 버티면, 매수를 시작한다.
- 또는 200일선 위에 있다가 200일선을 터치하고 반등을 시작하면, 매수를 시작한다.




첫째 둘째짤 종목을 설명하자면, 짤 이전까지는 고점 대비 60%를 처박은 후로
무려 1년 간을 지옥같은 박스권을 만든 끔찍한 종목이다.
저 회사에 실제로 출장을 갔었는데 다 떠나서 대표가 너무 훌륭한 분이라 투자했었고,
상승하던 시절에 꽤 많이 벌었다가, 고점에서 다시 사가지고 물려서 고생을 좀 했었다..
어쨌든 추세변화가 시작되는건 분홍색 200일 선을 돌파하고부터인데,
4~5만원대를 전전하던 주가가 갑자기 7만원까지 솟은 것을 볼 수 있다.
6만원에 조금씩 매수를 시작해서 욕심 안부리고 66,000원에만 매도하더라도
2주일 거래로 10%의 차익을 볼 수 있는거다.
10만원대 고점 이후 200일선을 다시 터치할 때도, 반등 시기에 매수를 잘 하면
5~6%씩 수익을 볼 수 있다.
셋째짤은 200일선 돌파 후 다시는 그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주가의 모습,
넷째짤은 아래로 터치할 때 즉시 반등을 못하면 거의 한달을 끔찍하게 처박는 모습이다.
유명한 기업들 생각나는 거 있으면 차트 열어서 케이스들을 잘 파보고,
현재 그런 상황에 근접한 종목들을 관심종목에 넣어두고
하나씩 꺼내서 매매해보는게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③ 철칙
- 대한민국은 제조업 중심 국가이다. 바이오/정치/엔터/게임주 투자는 도박이다.
- 현금 보유는 손해가 아니라, 해당국가 대표지수에 숏 포지션으로 투자를 하는거다. 조급해하지 마라.
- 매도해서 5% 수익 이후 해당 종목이 상한가를 치는 한이 있어도 익절은 무조건 옳다.
- 2020년 양적완화, 2026년 같이 나같은 초보도 알만한 강한 상승장이 아닌 이상, 가치투자라는 건 없다.
- 반대로 강한 상승장에는 그간 쌓은 모든 노하우와 레버리지를 모조리 땡겨서 가치투자 할만큼 실력을 쌓아야 한다.
- 주식은 절대 남의 돈(전세자금) 또는 중요한 돈(결혼자금)으로 하지 마라. 물론 감당 가능한 레버리지는 내돈임.
- 정체불명의 급등주는 호기심으로라도 타지 마라. 이 얘기를 5년 전 마음에 새겼다면 얼마나 좋을까.
- 싸이클은 존재한다. 근데 반도체에만. 다른 사이비 싸이클 호소 주식에게 휘둘리지는 말자.
낯간지러운 글을 길게 잘 못써서 어쩌다보니 부록이 더 커져버렸는데,
어쨌든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고수가 고견을 주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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